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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불륜 잡는 섹스리스 부부의 69금 매운 맛! 티빙 화제작 'LTNS'

[#OTT] 티빙 화제작 'LTNS'의 69금 매운 맛
이솜, 안재홍의 세 번째 호흡..."동지애? 이번에야 겨우 알게된 느낌"

입력 2024-03-27 18:00 | 신문게재 2024-03-28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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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윤희에게’의 임대형 감독과 ‘소공녀’의 전고운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맡았다. (사진제공=티빙)

 

최근 ‘OTT계의 떠오르는 아들’로 불리는 배우 안재홍. 넷플릭스 ‘마스크 걸’의 주오남이나 ‘닭강정’의 고백중 그리고 티빙의 ‘LTNS’까지 그의 활약은 그야말로 눈부시다. 

어떤 배우와 붙어도 찰떡 케미스트리를 보이지만 그 중 ‘LTNS’ 이솜은 유독 인연이 깊다. 2018년 영화 ‘소공녀’에서 애틋한 가난한 연인을, 그리고 2년 뒤 단편 영화 감독으로 변신한 ‘울렁울렁 울렁대는 가슴안고’에서는 곧 이별을 앞둔 어색한 사이를 연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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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관람불가 웹드라마 ‘LTNS’의 공식 포스터.두 부부가 사는 아파트 호수는 609호로 웃음을 더한다. (사진제공=티빙)

전작이 하루 한잔의 위스키와 한 모금의 담배 그리고 사랑하는 남자친구만 있으면 더 바라는 것이 없는 청춘의 표상을 연기한 이솜이 이끌었다면 후자는 단연코 주연과 연출을 맡은 안재홍의 존재감이 크다. 

 

그런 두 사람이 ‘LTNS’에서는 부부로 만났다. 배우의 입장에서 이미 한번 호흡을 맞춘 사이라면 아무리 당시의 기억이 좋았더라도 다시 뭉치기는 매니지먼트와 제작사 입장에서도 난감할 법도 하다. 하지만 이 둘은 ‘대체불가의 호흡’이 있다.  

총 6부작으로 이뤄진 ‘LTNS’의 홍보 인터뷰로 브릿지경제와 만난 안재홍은 되려 “지난 작품에서 여러번 호흡을 맞춰봤으니까 서로 잘 알고 있다는 걸 경계하려 했다. 

결이 다른 작품이기도 하지만 이 작품을 하면서 되려 서로에 대해 알아간 부분이 크다”고 말하기도 했다. 실제로 극 중 사무엘(안재홍)과 우진(이솜)은 뜨거웠던 연애시절이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섹스리스로 살아온 지 어언 5년차 부부다.

 

불같이 사랑한 두 사람은 현재 오누이 같은 사이다. 필요한 말만 하고 정작 깊은 대화는 하지 않는다. 서울대 출신에 스타트업 대표를 했던 다니엘은 개인택시를 몰며 쉬는 날에는 살림에 집중하는 남자다. 영끌한 집값이 하락하고 버는 돈의 대부분을 이자로 내는 그는 볶음김치 하나만을 놓고 밥을 먹은 지 오래됐다. 간만에 샤워를 하고 나온 아내의 신호(?)에 남편이 “위생적이겠네”라고 대답해도 서로 상처받지 않는다. 

하지만 1화부터 파격적이다. 자신과 같이 사업을 말아먹었지만 부유한 처가 덕분에 여전히 포르셰를 끌고 전원주택 생활을 하는 학교 동창 정수(이학주)는 사실 아내 몰래 바람을 피우고 있다. “사랑은 두개까지야, 세개부터는 사랑이 아니야”라며 궤변을 늘어놓는 친구가 어이없는 찰나 하필 침수된 구역에 몰던 택시를 주차하는 바람에 대출금으로 산 차마저 잃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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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유일하게 남은 친구라고 했던 정수는 결국 “믿을 사람 없다는 걸 알려줘서 고맙다. 앞으로 연락하지 마”라며 떠난다. (사진제공=티빙)

  

우진이 알면 이혼감인 걸 아는 사무엘은 차의 사고를 은폐하려하지만 정수의 와이프가 이 사실을 알리면서 비극은 시작된다. 남자들의 입방정은 어쩌면 오랜 시간 수많은 드라마와 영화에서 소비된 ‘여자들의 수다’ 이상으로 가볍다. 

정수의 바람 사실을 안 아내는 친한 동생이기도 한 그의 아내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자 한다. 하지만 “저의 벌을 벌금형으로 받겠다”며 무려 3000만원을 제시하는 남편 친구를 통해 ‘불륜’이 돈이 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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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하고는 연애할 때도 와보지 않았던 바다 위 펜션을 증거확보를 위해 묵는 극 중 우진의 모습. (사진제공=티빙)

우진에게는 호텔에 근무하며 진상 고객들의 신상을 적은 데스노트가 있었고 남편과 함께 수많은 현장을 누비며 협박에 나선다.


예측불허 고자극 불륜 추적 활극인 만큼 다양한 불륜커플들이 등장하는데 2화부터는 말맛의 향연과 매운맛 69금 대잔치가 벌어진다. 

직장의 한 객실에서 침대 시트에 초콜릿을 범벅하고 휴지통에 3개의 콘돔 껍질을 발견한 뒤 “부부는 절대 이렇게 놀지 않는다”거나 “누님은 정말 빨리 배우신다”고 눙치는 백호(정진영)의 대사가 벌어진 사타구니 사이로 흐르는 식이다. 

“제발 먹어줘. 이혼만 빼고 다 해줄게”라는 유부남(김우겸)의 천연덕스러움은 이 부부가 몰래 촬영한 협박 영상을 수준급 프레젠테이션으로 보여주며 웃음을 유발한다.

 

‘롱 타임 노 섹스’(Long Time No Sex)의 약자로 제목부터 자극적인 ‘LTNS’는 정작 부부관계를 맺지 않는 당사자들의 이야기다. 그들은 자신들이 증거를 모으는 상대방들이 ‘합법적인 관계가 아닌 인간관계를 추구하는 것’에 대해 결코 욕하거나 분노하지 않는다. 

극 중 레즈비언 커플이 마음에도 없는 이별을 한 뒤 괴로워 하자 “차라리 다시 사귀었으면 좋겠다”고 하는가 하면 “진정한 사랑을 만났고 더이상 잃을 게 없다”는 식당 사장의 하소연을 듣고는 더 부자인 파트너에게 돈을 뜯는 식이다. 그 사이사이에 주인공 부부가 얼마나 뜨거운 사이였는지와 어떻게 사랑이 식어갔는지를 가감없이 보여주며 ‘보는 맛’을 더한다. 

이 작품의 허를 찌르는 지점은 접점이 없어보이는 택배와 청소의 등장이다. 극 중 우진은 경제활동 말고는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 깍두기를 담그고 빨래를 개는 등 ‘LTNS’에 등장하는 모든 집안일은 사무엘의 몫이다. 그런 그에게 등장한 옆집 여자 민수(옥자연)와 실수로 배달시킨 엄청난 양의 생수가 아이러니하게도 이 부부의 발목을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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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거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두 사람은 전에 없는 끈끈한 연대감을 만씩한다. 산과 바다, 그리고 도시 곳곳을 누비는 극 중 사무엘과 우진. (사진제공=티빙)

 

청소메이트로 각자의 집을 품앗이로 청소했던 민수와의 관계를 불륜으로 오해한 우진. 알고 보니 그 역시 휴대폰에 개(류덕환)로 저장된 옛 애인과 몸을 섞은 전력이 있다. 정신적 외도와 육체적 외도가 명확한 두 부부의 균열이 메워질 수 있을지 이 작품은 친절하게 보여주지 않는다. 

대신 기혼이나 미혼을 떠나 ‘바람’을 직·간접으로 경험한 사람들에게는 뜨끔한 지점이 명확하다. 동시에 비혼주의자들에게는 두팔 벌려 환영할 작품의 등장임은 확실하다. 이런 세세한 소개 없이도 배우들의 불맛 베드신과 포복절도할 대사들이 가득차 있으니 작정하고 볼 것을 권한다. 단 가족이 있다면 음소거, 후방주의는 필수다. 결코 공적인 장소에서 보지 말 것.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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